본문 바로가기

토막소설/part 1 지하철 스토리

3. 흔적


문옆에 서서 그 사람의 얼굴을 좀 뜯어보고 싶었다.

그 사람을 내 기억속에 새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야속한 전철은 동암역에 정차했고

 

내 바램과는 달리 그 사람이 일어났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리는 불과 30여초의 시간동안

최대한 흔적을 남겨두고 싶었다.

 

그때였다.

눈이 마주쳤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릴수도 없었다.

 

눈이 마주치며 그 사람은 전화기를 꺼내 통화를 시작한다.

이윽고 사람들이 다 내리고

그 사람도 거의 마지막으로 내렸다.

 

그 사람은 내렸다.

문은 닫히고, 전철은 다음 역을 향해 출발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 이런 느낌이 얼마만이던가

이어폰을 꼽고 있었지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밖을 내다보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수수한 모습의 그 사람의 뒷모습만 아른거린다.

아...

다시 만나지 못하겠지

 

그래 살다보면 이런일도 있는거다.

 

                      -다음편에 계속-

'토막소설 > part 1 지하철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반전  (0) 2010.07.06
2. 느낌  (0) 2010.06.30
1. 만남  (0) 2010.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