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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소설/part 1 지하철 스토리

1. 만남


그날은 여느때와 다를바 없는 저녁이었다.

나는 7시 42분에 출발하는 동인천행 직행전철을 타기 위해

꽤 높은 계단을 단숨에 올라온 터여서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이 많았다.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고 했다.

8-2번 출입구 앞에도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여름이 가는터라 시원한 바람이 불었지만

아까의 뜀박질 때문에 온몸에 땀이 나고 있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조지마이클과 메리J블라이지가

듀엣으로 노래를 하고 있었다.

잠시 서서 흥얼거리다가

문득 아까 DMB로 시청하던 스포츠 중계가 떠올라서

DMB를 꺼냈다.

 

'조지 마이클~ 조금있다가 다시 들려주세요'

 

마음속으로 양해를 구하고 DMB를 돌렸다

한창 진행중이다.

 

이윽고 지하철이 도착하고 나는 거의 제일 마지막으로

탑승을 했다.

온몸에 땀이 난터라 이왕이면 에어컨 아래에 서있고 싶었다.

 

전철은 내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계속 사람이 밀려들어왔다.

나도 밀려간다.

버텨보지만 밀려간다.

 

내 앞에는 한 사람이 서있을만한 자리가 있다.

지리적으로는 지금 서있는 자리보다 훨씬 좋다.

단점이 있다면 에어컨 바람이 오지 않는다.

 

누군가 그 좋은 자리로 들어와주길 바라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땀냄새 나지 않는 사람이 와주길 바랬다.

 

그때였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내 앞 그 자리에 들어가 섰다.

너무나 고마웠다.

 

한손에 책을 들고 서서 읽는 그 사람...

그것이 그사람과 나와의

첫 만남이었다.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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